지난해 대구병원 생활에서 쓰고 싶은 얘기다.#오른쪽 마비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정확히 두정부에서 발끝까지 반쯤이다.역시 대구병원에 있는 도윤이는 오른쪽 마비인데 얼굴에는 마비가 없고 감각도 있다고 한다.감각이 있으면 모든 움직임이 쉬울 줄 알았는데 또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. 도윤이가 아직 움직일 단계가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고. 나는 감각이 없어지는 것으로 보아 감각 있는 마비는 어떨지 상상할 수 없다. 2018년 여름.혼자서 얼굴을 씻고 있는데 눈을 감고 거품을 내고 있자 오른손의 손가락이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.늘 불안했는데 사고가 났다. 손가락이 코 안쪽 깊숙히 들어가 코피가 정말 주룩주룩 나오고 있었다.마비 때문에 그리 아프지는 않았지만 피가 흐르는 걸 보니 꼭 아파진 것 같고 왠지 욱신거리는 것 같았다.그 이후로는 오른손을 혼자 두면 무서워서 어떻게 할까? 계속 생각하다가 딱 좋은 방법이 생각났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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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른손을 같이 쓰며 왼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관리도 됩니다!!이 상태에서 쓰고 1년 반이 지났다.지금은 무의식적으로 신경 쓰지 않고 이렇게 세수를 하는 것 같다.처음에 한 손으로도 다 할 수 있어~라고 생각한 나는 생각보다 두 손으로 써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. 다만 병뚜껑을 열 때, 세수를 할 때, 설거지를 할 때, 좋아하는 재봉틀을 할 때, 이불재단을 할 때, 지퍼를 올릴 때, 글씨를 쓸 때도 한 손으로 종이를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왼손으로 글씨 쓰는 것도 힘들다. 한 손으로 쓰는 것 같아도, 잡유범별한 손이 필요한 일이 많다.워낙 손재주가 좋은 나라서 마비가 된다면 왼쪽이 되는데 오른쪽이 됐느냐며 정체 없는 탄식을 많이 했다. (우뇌-좌마비, 좌뇌-우마비) 처음 말을 하거나 웃을 때 얼굴도 오른쪽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깨닫고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계속했다. 신경 쓰지 않으면 올라가지 않는 오른쪽 얼굴이라 사진을 찍은 뒤 고르지 않은 얼굴이 눈에 떠올라 생각 날 때마다 연습했다. 지금도 마찬가지로 오른쪽으로 껌을 씹으면서 입 안쪽에도 운동을 해주고 있지만, 그래도 감각적으로는 잘 모르겠고 입 밖으로 뭐가 나와도 잘 모르겠다.그래서 자주 씻으면서 먹는데 남들이 말하니까 좀 쑥스럽다. 이런 것도 적응해야 하는 것 중 하나이지만 아직 적응을 못하고 쑥스럽다.작업진료 선생님 가운데 미세한 움직임을 잘 포착하는 홍세웅 선생님을 만나 내가 불필요한 근육을 사용하는 곳을 발견했다. 계속 신경 쓰던 곳인데 어디서 어떻게 하는 곳인지 몰라 수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잡으면 내가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해준 셈이다.여기는 내가 왼쪽을 잡아봐도 오른손 감각이 없어서 모르겠어. 다른 선생님들은 지적하지 않는 것부터 크게 신경 안 써도 되는 부분인 것 같다. 별로 신경 쓰지는 않겠지만 유의해 두자.나는 낮은 연차라도 나를 진료하기 위해 세운선생님처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좋다. 이는 정답이 아니라 개인 유형이겠지만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잘 파악해 주는 것이 재활 진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.가장 터무니 없는 재활 훈련은 바퀴 달린 작은 짐수레에 내 팔을 묶어 둔 채 좌우로 굴리는 것이었지만, 15분. 동안 시키고 말했지만 할말이 없었다. 내 타입이 아니였던 걸로... 어쨌든, 문제가 많은 환자로서, 이번 인천 병원에서의 생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.원래는 3월까지 계획하고 들어갔다가 병원에 다니는 것이 질이 더 좋은지 고민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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